돼지해인 2007년이 600년만에 한번 꼴로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는 소문이 급속히 퍼지면서 예비부부들 사이에서는 임신 및 출산 붐이 일어나는가 하면, 황금돼지 관련 제품들이 잇따라 선보이는 등 연말을 앞둔 요즘 시중에서는 때아닌 ‘황금 돼지해’ 열풍이 불어닥치고 있는 것이다.

‘황금 돼지해’는 2007년 음력 정해년(丁亥年)의 ‘정(丁)’이 오행에서 불을 뜻하기 때문에 내년이 ‘붉은 돼지의 해’이며 음양오행을 더해 계산하면 황금 돼지해라는 것이라는 것이 시중에 나도는 소문의 근거다.

이에 따라 예비 부부들 사이에서는 내년 출산을 준비하기 위해 산부인과와 조산원 등에 상담을 문의해오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출산율이 극히 낮았던 2005년에 비해 쌍춘년, 황금 돼지해의 속설이 있는 탓에 2007년 출산율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와 쇼핑물에는 이미 ‘황금돼지’라는 이름의 블로그와 카페 모임이 생겨나고 있고, ‘황금돼지’ 저금통과 휴대전화 액세서리, 달력, 유아복 등을 판매하기 시작하는 등 ‘황금돼지 마케팅’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 ‘황금돼지해’라는 속설에 대해 역술가들과 민속학자들은 낭설에 불과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술가들은 정해년을 ‘붉은 돼지의 해’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600년만에 돌아온 황금돼지해’는 근거없는 과장이라는 것이다. 원래부터 돼지는 우리 민족의 풍습에서 다산과 다복의 상징이지만, 붉은 돼지와 황금돼지라는 것에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황금돼지해’의 속설은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설도 있다. 중국에서는 정해년을 ‘황금돼지해(金猪年)’라고 부르며, 이 해에 태어난 아이들은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민간 속설이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중국에서는 최근 임신부가 급증하고 있다는 현지 언론보도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중국에서도 정해년의 정(丁)이 오행 중 불(火)을 상징, 이를 대신해 금(金)을 붙여 황금 돼지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는 역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고 한다.

‘황금돼지해’의 속설이 어떻든 간에 내년 돼지해를 앞두고 예비부부들 사이에 임신 및 출산 붐이 일고 있는 것은 저출산을 우려하는 시점에서 보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경기침체로 모두가 힘들어 하는 이때, 새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이 황금돼지해라는 기대 속에 희망과 기대를 갖고 새해를 설계한다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일 필요로 있다고 할 것이다.

‘황금돼지해 열풍’에 ‘과유불급(過猶不及·정도를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는 뜻)’이라는 옛 말이 떠오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