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살 까까머리로 공직에 첫 발을 내딛어 제 모든 인생을 바쳤던 39년의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떠난다고 생각하니 이별에 대한 아쉬움도 있지만 새로운 출발이라는 설레임을 안고 떠나려 합니다.”

30일 오후 3시 소사구청 별관 소향관에서 명예 퇴임식을 갖고 39년(1974년 10월~2013년 9월ㆍ▶<프로필> 보기) 몸담아온 공직을 떠난 강성모 소사구청장(제18대)은 퇴임사를 통해 “생각해보면 미련과 아쉬움도 있지만 선후배 공직자와 함께 했던 시간들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고, 지난 1년3개월은 제 공직생활 중 가장 행복했고 보람 있었던 소중한 기억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강성모 구청장은 “74년 옹진군에서 공직을 시작해 80년 부천시로 전입, 앞만 보고 달려온 공직생활은 때로는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었지만 주어진 일에 소신과 철학을 가지고, 노력과 인내심으로 부족함을 채우며, 최선을 다한 공직자로서의 외길 인생이었고, 도시과에서의 주사보 시절에는 내용도 모르면서 관련법규를 통째로 외우며 밤새워 일하던 기억은 지금도 가슴을 뛰게 한다”고 공직생활의 소회(所懷)를 밝혔다.

강 구청장은 “공직생활 중 많은 사업들을 추진하면서 여러분들에게 힘들고 마음 아프게 했던 일들은 이해해 주시고 기꺼이 함께 해 주셨기에 오늘의 제가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면서 그동안 도와주신 분들과 공직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후배 공직자들에게 두가지 부탁의 말을 전했다. “첫째는 목표를 설정하고 이룰 수 있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최선을 다하는 공직자가 되길 바란다”면서 “지금이 중요하다면 내일은 더 중요한 만큼,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부단히 노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 구청장은 “공직생활 중에 나의 목표를 설정하고 매일 아침 욕실에 있는 거울 앞에서 ‘Don‘t worry, I can do it, I’m happy‘(걱정마라.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로 제 자신에게 주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이 일은 계속 될 것”이라고 했다.
“둘째는 머리 보다는 가슴으로 일하는 공직자가 돼 달라”며 “머리로 일하는 것은 한계가 있지만, 가슴으로 일을 하면 공감적인 소통으로 친밀한 관계가 형성돼 아무리 힘든 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에 그 조직은 아주 오래 오래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구청장은 “누군가 만남은 소중하고 인연은 아름다워야 한다고 했듯이, 우리의 만남이 천원짜리 인연으로 맺어지기를 희망한다”면서 “우연히 길에서 만난 모든 분들과 시원한 아이스크림이나 따뜻한 커피를 나눠 먹고 마실 수 있는 그런 인연이었으면 참 좋겠다”고 밝혀 인연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강 구청장은 끝으로 “이제 39년간 지녔던 긴장감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돌아가 자연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출발하려 한다”며 “평생 농사를 지으시면서 ‘땅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농사철학으로 제가 공직생활 하는 동안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신 올해 미수(88세)를 맞이하신 아버님과 어머님께 감사드리고, 옆에서 한결같은 모습으로 저의 중심을 잡아준 아내의 내조와 가족의 사랑에 감사드리며 모든 영광을 가족들에게 돌리고 싶다”며 퇴임사를 갈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