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수 부천시장은 20일 시정 메모를 통해 낭비성 예산지출의 대명사 ‘보도블럭의 실체’에 대해 낱낱이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김 시장은 “지방정부의 대표적인 예산낭비 사례를 얘기할 때 ‘보도블럭’ 교체공사를 비유하고, 이는 특정지역에 국한 상황이 아닌 전국 지방정부의 공통된 예산낭비 사례”라며 “시장이 되기 전 주민들을 만날 때 수없이 들어왔던 얘기도 보도블럭 교체 공사현장을 빗대는 냉소적인 얘기들이 주류를 이뤘다”고 털어 놓았다.

김 시장은 이어, 지난해 부천시 보도블럭 관련 예산 편성과 집행 실태를 기준으로 파악한 내용을 소개했다.

지난해 부천시 전체 도로유지사업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28억원이고, 지역의 소규모 주민편익사업을 위해 편성된 예산은 24억원 등 총 52억원으로, 이 가운데 순수하게 보도블럭에 지출된 예산은 5.7%인 3억원 정도로 연간 1조1천400억여원의 예산 규모인 부천시에서 차지하는 예산은 그리 큰 돈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는 것이다.

또 보도블럭 교체시 국토해양부에서 마련된 보도설치 및 관리지침에 따라 보도 포장의 교체는 10년 이내에 실시하는 것을 금지하고, 시설된 지 3년 이내에는 보도 굴착을 금지하고 있고, 합법적이고 불가피하게 보도블럭을 교체할 경우 보도블럭의 전량은 10% 재투자되거나 그밖의 생산적인 용도로 재활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러한 데도 보도블럭 교체공사가 예산낭비의 대표적 사례로 불신의 대명사로 잔존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출됐다는 점 ▲제대로 된 정보부족 ▲도로굴착에 따른 부분 포장 ▲부분보수 부분 등을 꼽았다.

즉, 보도블럭 교차공사가 누구나 삶의 현장에서 쉽게 보는 데다, 설치한 지 오래됐는지를 모르거나, 한전ㆍ도시가스ㆍKTㆍ방송사 등에서 지하 공동구 사용에 따른 굴착 허용, 상가 주변 등지에서 빈번하게 물건을 올리고 내리고 적치하면서 보도가 훼손돼 보도블럭 관련 교체공사가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김 시장은 “이같은 이유로 보도블럭 교체공사가 대표적 예산낭비 사례로 오랫동안 깊이 인식돼온 관계로 보도블럭 실체에 대한 오해를 쉽게 벗어 던질 수는 없을 것같다”면서 다음과 같은 약속을 했다.

김 시장은 “앞으로 시에서는 10년이 지난 보도블럭 교체는 매월 10월 이전에 공사를 완료하고, 3년도 채 안된 보도 굴착이나 재건축 후 주민의 요청에 따라 불가피하게 보도를 교체할 경우 시민대표가 심의위원으로 참여하는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치겠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시민들에게도 “보도 훼손의 주된 요인이 되고 있는 보도 주정차 행위와 보도에 물건을 쌓아두는 일을 자제하고 주인된 감시자 역할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김만수 시장은 지난 2일 ‘부천시 재정 상황’ 설명에 이어, 13일 ‘새로운 소통 트랜드 포스트 잇(post it) 소통’을 소개하는 등 주 1회씩 정례적으로 ‘레터(letter)’ 형식의 <김만수의 시정메모>라는 제목으로 부천시정에 관한 내용을 알려주며 부천시민과 소통하는 기회를 갖기로 했다.